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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소식

[홍보기법(17)]회견수준을 높여라

  • 작성자김덕만
  • 게시일2005-12-15
  • 조회수8,314

[ 홍보기법(17)]


 

            회견 수준을 높여라      



                                                  국가청렴위원회 공보담당관/言論博

 

공인(公人)은 식사 때도 공인이다.

* “난 60넘은 할아버지라서 쭈글쭈글한 편인데 올브라이트(前 미 국무장관) 그 여자는 다르다고. 전에 한 번 서로 포옹할 일이 있었는데 안아보니 가슴이 탱탱하더라구...” -어떤 외교부장관이 술 좌석에서 한말.

* “조폐공사 파업은 사실 우리 검찰에서 만든 거야” -한 고위검사가 한 말.


위에 쓴 글은 고위 공직자들이 공공 석상에서 한 말로 나중에 언론에 보도돼 문제가 된 것이다. 공인은 항상 말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던지고 있다. 공식 행사장이나 기자회견은 물론이고 길거리, 복도, 승강기, 식사 좌석 등 어디서든지 대중 앞에서 말을 하게 되면 공인의 입장에서 한 말이 된다. 공직자는 석이나 공석 할 것 없이 기자를 만난다는 것은 대화를 전제로 한다.

공인이 기자를 만날 때 주의할 점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1 말을 조심해야 한다. 기자와 대화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보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 기자들은 녹음기, 핸드폰카메라 등을 갖고 다닌다.

2 기자가 소속된 매체가 영향력이 크든 작든 소홀히 대하는 발언을 해선 안 된다. 기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이 다른 기자들에게 비해 무시당하거나 소홀히 취급받는다고 생각하게 되면 어떤 방법으로든 취재원을 골탕 먹일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3 공식적인 발표 자료는 정확하고 진실해야 한다. 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 올 때 나름대로 현안에 대해 사전 공부를 했다는 것을 명심한다. 기자회견의 긍정적인 효과만을 기대하고 거짓 증언이나 사실을 왜곡/과장해서는 안 된다.

4 공식적인 말을 아껴라. 기자들은 속성상 기자회견에서 자꾸 질문해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려고 한다. 말이 많다보면 말꼬리에 물려 기자회견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엉뚱한 정보를 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다섯째, 공인은 정확한 용어로 말해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이나 단어로 말해선 안 된다. 법률/제도적으로 쓰고 있는 말을 해야지 일반 시중에 떠도는 말을 사실인 양 말해선 안 될 것이다. 군사문제, 법률문제, 사건사고 분쟁, 행정부처간 갈등, 기업과 정부와 마찰 등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서면자료를 통해 알리는 것이 좋다.


적절한 회견 방식을 택하라

기자회견은 뉴스 가치가 높거나 사안이 중요할 때 기자들을 초청하여 회견문 낭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짐으로써 언론에게 취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자회견의 의미는 기자회견 주체가 개방된 장소에서 뉴스를 다루는 기자들에게 질의응답을 갖는 공개회견으로 공공 성격의 의미를 띤다. 따라서 기자회견이란 말은 취재원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느낌이 있다. 이에 비해 인터뷰란 어감은 ‘면접’, ‘대담’ 등의 뜻으로, 기자 입장에서 취재원으로부터 뉴스나 정보를 받으려고 하는 느낌이 있다.

기자회견의 종류는 기자 한 명과 취재원 한 명이 하게 되는 단독 기자회견과 기자 여러 명과 취재원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하는 공동 기자회견이 있다.

기자회견은 또 방법에 따라 면대면 기자회견, 인터넷 화면이나 비디오텍스로 연결한 화상(畵像)기자회견, 위성을 쏘아 연결해서 진행하는 위성기자회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면대면 기자회견이 가장 많이 쓰인다. 면 대 면으로 하는 단독 기자회견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 받는다. 취재한 내용을 다시 수정해서 고칠 수도 있고 취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 기자에게만 특종에 가까운 고급 정보를 흘렸을 경우 정보를 얻지 못한 다른 기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을 수도 있다.

공동 기자회견은 국가 원수의 취임시 기자회견이 대표적이다. 공동 기자회견은 단독 기자회견보다 오보 가능성이 적고 기자회견 내용이 동시에 집중적으로 보도되는 장점을 지닌다.

단점이라면 동시에 많은 질문 내용이 쏟아져 시간이 길어지기 일쑤다. 취재원의 실수나 잘못된 말에 대해서는 정정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체에서는 업체간 인수합병, 기술협약, 대표이사 취임 등에 적합하다.

공동 기자회견은 기관장의 이취임, 대형 사건사고의 발생원인, 정당정책, 국가간 협약 등에 활용된다. 이밖에 개별적으로 주로 이뤄지는 서면인터뷰, 이메일인터뷰, 팩스인터뷰 등은 기업체에서 최고 책임자가 국내에 부재 중이거나 새로 선임된 다국적기업 CEO, 국제기구 최고책임자, 대면 인터뷰가 어려운 국내외 스타 등을 취재할 때 필요하다.

시간 절약의 잇점이 있지만 회신율이 낮다는 단점을 지닌다. 필자는 97년 이후 국제부 기자 시절 신경제의 핵으로 부상하는 인터넷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 정보통신업체들의 최고경영자들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여러 번 요청한 적이 있으나 회신율은 절반도 채 안되었다.


단계별 기자회견 A-Z

언론학자 이상우/류창하(1992)는 ‘현대신문제작론’에서 기자회견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5단계로 나누었다. 이는 기자 입장에서 본 기자회견 과정으로 간단히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1 요청과정 - 상대방에게 편리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도록 한다. 취재 의도와 취재 내용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2 질문 및 사전 준비과정 - 사전 지식이나 정보를 종합해 질문을 준비한다.

3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게 긴장을 풀어준다. 주로 날씨 이야기를 하거나 상대방의 취미 등을 꺼내기도 하지만 취재원의 최근 근황을 물어보면서 시작하면 긴장이 풀린다. 중요한 사안이 거론될 때에 대비해 녹음 준비를 해 둔다.

4 훌륭한 인터뷰는 훌륭한 세일즈맨십이다 - 기자는 인터뷰한 사람에 의해 나온 뉴스가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다운 정신과 예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야기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똑똑히 쳐다보며 진지하고 정직하게 진행한다. 대답을 거부할 때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5 인터뷰가 끝날 무렵에도 중요한 얘기가 나온다 - 인터뷰할 때는 말이 별로 없다고 취재노트를 덮고 나오려 하면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인터뷰를 빨리 끝내고 잡담으로 들어가서 알맹이를 끌어내는 것도 기술의 하나다.

한편, 언론계 원로인 오소백(1987)은 그의 저서 ‘기자가 되려면’에서 ‘인터뷰 30수칙’을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공기관과 관련된 10가지만 추려 정리한다. 기자 입장에서 본 ‘수칙’이기 때문에 언론 홍보인 입장에서는 경우에 따라 반대로 해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말하기 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2 느닷없이 저돌적으로 본론에 들어가지 않는다.

3 사전의 예비지식을 충분히 숙지한다.

4 정확을 꾀하기 위한 다각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5 예정된 인터뷰 내용 이외의 것도 발견해서 질문한다.

6 사건일 경우에는 육하원칙부터 확인한다.

7 강압적 질문을 삼간다.

8 상대방의 말을 도중에 가로채지 않는다.

9 대충 받아쓰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10 과장과 독단은 금물이다.


회견 시작과 마무리

기자회견을 하려면 기자회견장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기관이나 국영기업체와 대기업은 간단한 발표일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기자회견장(브리핑실)이나 소회의실을 이용한다. 조직의 큰 행사나 신기술 및 신상품 발표회 때에는 호텔, 컨벤션센터, 공공장소 등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된다. 이럴 경우 기자회견 준비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내용은 의의가 있으며, 기사화 성공률이 높은가

2 사안의 경중을 따져볼 때 누가 발표하며 배석자는 누구인가

3 발표 장소의 선택과 자료의 내용을 최고 책임자가 파악하고 있는가.

4 자료의 사실관계에 착오는 없는지, 회견내용을 뒷받침할 데이터는 있는가.

5 기자단의 출석 확인과 회견에 필요한 보도자료는 완벽한가.

6 당일의 시간배분과 음료수 등 사소한 준비는 이상이 없는가.


기자회견 당일에는 다음과 같은 유의사항을 숙지하고 취재 기자들이 편리하게 취재하도록 협조한다.

 

1 발표 시간을 엄수하고 되도록 시간이 길어지지 않게 한다.

2 회견시간 30분전에 회견 장소에 도착해 있어야 하며 지각자를 위해 입구에 회견 안내자를 배치한다.

3 답변 못하는 사항은 반드시 그 이유를 설명하고 불쾌한 질문도 감정적으로 대응치 말고 냉정을 유지한다.

4 발표 사실을 뒷받침할 충분한 데이터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5 겸허하고 성실하게 자료를 제공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성실히 임한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당일 불참자들에게는 자료를 송부하거나 공보담당자가 방문, 회견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설명해 준다. 기사를 게재한 매체사의 기사를 클리핑한다.


효과높은 회견 시간을 잡아라

거창하게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비교적 간소하게 기자들을 초청해 기자간담회를 갖는 경우가 있다. 기자간담회 형식은 정치인이나 기관장들이 관계회의를 마친 후 회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언론에 소개할 때 많이 활용된다. 산업체에서 기자들에게 일상적인 행사 자료를 비롯 시장 동향과 업체동향을 설명하는 기회도 기자간담회로 부르는 것 같다. 또 취임기념일, 창립 기념일, 해외 출장, 공장신증축 등이 있을 때도 거창한 기자회견보다는 간소하게 기자들과 차 시간(tea time) 또는 오찬을 하면서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수시로 기자회견과 간담회를 갖는 국회, 정당, 공공기관 등은 우선 보도자료를 낼 때 기자회견 성격을 갖출 것인가 아니면 간담회로 마칠 것인가를 판단한다. 고정 출입기자들이 있는 주요 부처는 기사송고실의 간사(기자들의 대표격)를 통해 진행 일정을 조율한다. 바쁜 기자들을 배석시키려면 어떤 내용으로 행사를 진행할 것인지와 행사개요 및 일정 등에 관해 미리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게 좋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업무 변화가 일어나는 법조 정당 사회관계부처 공보라인은 수시로 기자들의 취재 일정과 보도자료 배포일정을 감안해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일정을 잡는다. 미리 예견된 행사라면 최종적으로 기자들이 올 수 있는지 여부는 행사 3일전과 1일 전에 2회 정도 해보는 것이 좋다. 참석 의사를 밝힌 기자들도 급한 상황이 발생될 경우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행사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심지어 행사 당일 아침에도 정확한 참석인원을 재확인한다.


기사거리가 되는 회견문을 만들라

기자 간담회에서는 조직의 자화자찬식 이미지나 주입식 정보 전달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기업의 경우 자사 이미지나 자사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장황하게 늘어놓지 말아야 한다. 기자는 자료를 보면 대충 기사화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회를 갖고 궁금하거나 깊이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질문을 받아 상황에 따라 부연 설명한다. 기자는 한가한 직업이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찾아 바쁘게 뛰어 다닌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길게 들어줄 시간이 없다. 홍보인들은 하루에 수십 건의 보도자료를 받는 기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사소한 내용인데도 여러 장을 송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자료 대부분은 기자가 특별하게 관심 있어 하는 사안이 아니면 대부분 휴지통에 버려진다.

 인터뷰용 보도자료는 맨 앞장에 중요한 내용을 적어놓고 뒤에 부차적인 자료들을 붙인다. 기자들은 앞장만 보고 뒷장을 자세히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일간 신문에 다뤄질 기사량은 많아야 200자 원고지 1000자 안팎이다. 머리(톱)기사 분량은 1000자 내외다. 인터뷰를 하더라도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대신 기자들이 알아서 질문할 때 추가 설명을 보태는 것이 좋다. 인터뷰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말하는 역피라밋식 기사문 작성이 요구된다 하겠다.


왜곡보도 방어는 녹취가 최고다

기관장이나 기업체 대표는 인터뷰가 끝난 후 자신이 말한 것과 달라진 보도 내용을 볼 때가 많을 것이다. 공인이다 보면 대담자의 대담내용과 전혀 다른 어구만 뽑아 보도된 기사를 부지기수로 접하게 된다. 특히 아주 민감한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인터뷰 당사자의 견해와 달라 소송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최근 논란이 됐던 원전센터 건립 후보지 문제, 서울 원지동 화장터 건립 문제, 재산세(보유세)인상 문제 등 사전 의견 조율이 필요한 민감한 정책을 기자가 사실과 다르게 보도해 관계자들이 곤욕을 치는 사례도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시절인 1990년대 후반과 초반 LG카드, SK글로벌, 외환은행 등 거대 기업의 인수 및 합병과 관련 정부당국자와 기업가들은 수많은 인터뷰를 해 왔다. 보도내용이 사실과 왜곡된 경우가 많아 이에 비례해 반론보도문 정정보도문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왜곡보도의 방어법은 간단하다. 기자회견 후 공보 책임자들이 인터뷰 내용을 잽싸게 기자들에게 배포는 것이다. 혹시 잘못 발언한 내용은 즉시 현장에서 수정하면 왜곡보도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공보라인의 직원들은 대담자가 인터뷰를 끝내자마자 5-10분 내에 녹취록을 참석기자들에게 배포한다. 이때 순간적으로 답변을 잘못한 민감사안이나 오해소지가 있는 내용은 즉시 참모들과 협의해 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경해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사장이 쓴 ‘생생한 PR현장이야기(1999,매일경제)’에 실린 ‘잘못 인용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인터뷰 요령’을 재구성해서 인용한다.


< 잘못 인용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인터뷰 요령>

1 인터뷰 시 기자가 녹음을 한다면 같이 녹음기를 틀어라. 기자가 녹음을 하지 않더라도 녹음을 해 둔다. 인터뷰 내용이 정확히 인용되기 위해서다. 인터뷰 내용을 나중에 정리해서 기자에게 주면 의미 전달에 큰 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2 인터뷰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미리 글로 작성해 두었다가 그대로 읽고 끝난 후 기자에게 주라.

3 녹음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자가 인터뷰를 마치고 언론사에 귀사할 때 쯤 팩스나 이메일로 인용문을 보내 준다.

4 기자가 쓴 내용 중에서 인용 부분만 팩스나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한다. 번거롭지만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는 인용된 내용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필자는 기사화된 인용문에 대해 해당자에게 전화로 읽어주고 사실과 다르면 유선상으로 고쳐 보도한 적이 있다. 요즘은 인용내용을 보도하기 전에 직접 취재원에게 사전 확인을 받는 기자도 많이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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