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규정 없는 자유,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아메리칸 어패럴의 몰락

‘난장판이 된 사건사고: 아메리칸 어패럴의 몰락(Trainwreck: The Cult of American Apparel)’은 미국의 의류업체인 아메리칸 어패럴의 몰락을 기록한다. 다큐멘터리는 창업자 도브 차니(Dov Charney)의 독단적 리더십, 성추문, 그리고 기업 내부 조직문화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Made in USA, Sweatshop Free”를 내세우며 해외 저임금 하청공장이 아닌 자국 내 공장에서 윤리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실제로 공장 근로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점은 당시 업계에서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외부에 보여진 ‘윤리적 이미지’와 내부 현실에는 큰 괴리가 있었다.

특히 전직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메리칸 어패럴의 문화는 직장 문화라기보다는 창업자 개인에 대한 숭배(cult of personality)에 가까웠다. 한편, 도브 차니가 데려와 그의 곁에 머무르던 여성들인 ‘도브걸(Dov Girls)’은 공식 직책이 불분명했음에도 직원을 감시하고 도브 차니의 지시를 내리며 CEO의 권한을 대신 행사했다. 이는 명확한 규정 부재와 권한의 사적 남용이 조직문화를 어떻게 왜곡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CEO였던 도브 차니는 성추행과 회사 자금 횡령 혐의가 제기되었고, 그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2014년 이사회에서 결국 제명되었다. 내부 통제와 윤리 규범이 부재한 가운데, 기업은 곧 파산을 맞았다.

아메리칸 어패럴 사례는 CEO 개인의 기호가 회사의 규범처럼 작동하는 구조를 보여주며, 내부 규정의 부재, 불투명한 권한 구조, 왜곡된 조직문화가 곧 기업의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명확한 규정, 투명한 권한 구조, 이해충돌 방지 장치, 그리고 건강한 조직문화가 뒷받침될 때만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왓챠피디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