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는 ESG 시대에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경영 전략에 반영하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저자들은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새로운 소비 주체로 MZ세대가 부상하는 흐름 속에서, 기업이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을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파타고니아, 벤앤제리스, 하이네켄, 머크, 스타벅스를 비롯한 26개 브랜드의 이야기는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니라 환경·사회·윤리적 가치를 경영 전략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이러한 장수 브랜드의 비결을 ACES 모델로 정리한다. 이 모델은 변화에 맞춰 성과를 설계하는 적합성(Adaptability), 흔들림 없는 일관성(Consistency), 낭비를 줄여 가치를 높이는 효율성(Efficiency), 그리고 브랜드가 지향하는 본질을 끝까지 지켜내는 당위성(Substantiality)으로 구성된다. 네 가지 원칙은 책에서 제시하는 기업 사례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기준이며, 저자들은 이를 두루 갖춰야 기업이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파타고니아는 기후변화 대응 작물인 여러해살이 밀 품종 컨자(Kernza)로 만든 맥주 ‘롱 루트 에일’을 출시했다. 컨자는 뿌리가 3미터 이상 깊게 뻗어 있어 토양 속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고, 물과 비료 사용량도 적다. 파타고니아는 이를 재배·가공해 제품으로 선보이며 환경철학을 경영 활동에 담아냈다. 한편, 머크는 아프리카에서 실명을 일으키던 기생충 질환 치료제를 개발했으나 경제성이 없어 공급이 어렵게 되자, 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결단을 내렸다. 두 기업은 모두 철학과 원칙을 행동으로 옮긴 사례로 이러한 결단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Z세대는 기업의 ESG 활동에서 진정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본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65.4%가 기업의 ‘그린워싱’을 우려했으며, 절반 이상은 취업이나 이직 시 해당 기업의 ESG 수준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기업이 ESG 활동을 지속적이고 성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소비자는 그 기업의 진정성을 체감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와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책에서 제시하는 ACES 모델이 강조하는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이를 고려하면 ESG 전략은 단기적인 캠페인에 그치기보다, 기업이 지닌 철학을 기반으로 제도화되어 일상적 경영에 뿌리내려야 한다. 기업의 철학은 무엇이며, 어떻게 제도화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철학은 소비자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되고 있는지르 ESG 시대에서 기업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