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보고서는 단순한 규제 준수나 형식적 보고를 넘어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보여주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의 성과를 공개하는 가운데 청렴윤리경영은 내부통제, 반부패 제도, 공정거래 문화와 같은 구체적 장치를 통해 드러나며 이해관계자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축이 된다.
이번 사례돋보기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과 글로벌 식품기업 페레로 그룹의 ESG 보고서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윤리경영 전략이 보고서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SK바이오팜은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글로벌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발표한 2025년 ESG 평가에서 2년 연속 AAA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의 기반으로는 인적자본 관리, 품질·안전관리, 윤리경영 체계를 꼽힌다. 특히, 윤리경영 분야에서는 이사회 감독 아래 내부고발자 보호 제도와 정기적 윤리 감사 체계를 정착시켰다.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균형 있게 창출한다는 지속가능경영 2030 비전을 중심으로,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비롯한 여러 지속가능성 핵심 목표를 관리한다. 윤리경영 분야의 핵심 목표는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 감사 체계 고도화와 이행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목표는 전사 ESG KPI와 연계되어 실행된다. SK바이오팜은 ESG 과제를 경영진 보상체계에 반영하고 있으며, 2024년 CEO 및 경영진 KPI에는 중대한 지속가능경영 이슈를 포괄하는 4개의 ESG 과제가 포함되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윤리경영 강화가 선정되어 목표 달성 여부가 실제 보상체계 요인으로 평가되었다.
청렴윤리경영을 위해 마련된 정기 감사체계도 보고서를 통해 소개된다. 기업은 전사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리스크 풀(Risk Pool)을 구축하고, 전사 기능을 12개 영역·43개 항목으로 구분해 잠재 리스크를 평가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위험 영역을 식별하고, 3년 주기 전사 감사계획을 수립·이행한다. 감사계획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중간·최종 결과 보고와 후속 조치까지 철저히 관리된다. 2024년에는 본사뿐 아니라 자회사까지 확대해 R&D, 경영지원, 생산·품질, 사업·투자, 영업·마케팅 등 전사 기능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공급망 관리에서도 윤리적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핵심 협력사를 대상으로 PSCI(Pharmaceutical Supply Chain Initiative) 기반 ESG 실사를 실시해 노동·인권·윤리적 비즈니스 관행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글로벌 수준의 품질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 외에도 SK바이오팜은 윤리규범과 실천지침을 제정하여 임직원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고, 정기적인 윤리 교육과 서베이를 통해 윤리의식을 점검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은 내부 제보 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익명성과 불이익 금지 원칙이 보장된다. 보고서에는 연간 제보 건수와 조치율이 공개되며,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Compliance Letter를 정기적으로 발송하여 제보 채널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페레로 그룹(Ferero group)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를 핵심 축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코코아, 헤이즐넛, 팜오일, 유제품 등 주요 원재료 조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동노동·강제노동·인권 침해 가능성을 주요 리스크로 인식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과 성과를 상세히 보고하고 있다. 모든 협력사에는 글로벌 행동규범(Global Code of Ethics)과 협력사 행동규범(Supplier Code of Conduct) 준수를 요구하고, 글로벌 윤리 및 컴플라이언스 사무국(Global Ethics & Compliance Office)에서 준수여부를 감독한다.
공급망 실사(Due Diligence) 절차를 통해 코드 확인–우선순위화–보증·평가–감사라는 단계적 관리 체계를 운영한다. 또한 공급망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성 모니터링, 폴리곤 맵(Polygon Maps, 농장 부지의 경계를 나타내는 GPS 좌표가 있는 지도), GPS 좌표 추적 등 6단계 가시성 확보 절차를 도입해 원재료의 출처를 농가 단위까지 추적한다. 절차는 단순한 환경 관리 차원을 넘어, 불법 거래·허위 신고·인권 침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위성 모니터링’, ‘폴리곤 맵’, GPS 추적 데이터는 ‘지렁이 재단(Earthworm Foundation)’ 등 외부 검증 기관을 통해 관리되며, 내부 통제와 외부 독립 검증을 결합한 거버넌스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페레로는 일반 지속가능성 보고서 외에도 윤리·준법 관련 보고 체계를 통해 제보자 보호 및 교육 활동을 별도로 강조한다. 그 핵심 중 하나가 Whistleblowing(내부 제보) 시스템과 교육이다.
우선 페레로는 Ferrero Integrity Helpline이라는 제보 채널을 운영한다. 이 시스템은 제3자에 의해 위탁 운영되며, 24시간·365일·43개 언어로 익명 제보가 가능하다. 제보 내용은 그룹 내부의 독립적 위원회에 직접 공유되어 조사와 후속 조치가 이루어진다. 특히 제보자에 대한 보복 금지 원칙이 엄격히 적용되어, 임직원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한다.
아울러 페레로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반부패·뇌물방지(ABC) 교육 과정에 whistleblowing 제도와 제보 절차를 포함한다. 2023–2024 노르웨이 투명성법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들은 필수 준법 교육을 통해 제보 채널의 존재, 운영 방식, 신고 보호 정책을 학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조직 내 윤리적 경영 문화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