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특별호 명사칼럼
기업의 윤리준법경영 실천은 청렴 선진국의 지름길
전 현 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우리나라는 약 1조 달러의 무역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는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또 지난달 2일 열린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격상했습니다. 이는 유엔무역개발회의가 1964년 설립된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첫 사례입니다.

이러한 놀라운 성과의 이면에 기업의 피땀흘린 노력이 있었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업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커져가고 있으며, 이는 곧 국가의 위상과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것은 기업도 선진국 지위에 걸맞는 책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청렴 대한민국 실현’을 목표로 반부패 개혁과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공공부문의 2020년도 국가청렴도(CPI)는 181개국 중 33위, 61점1)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간부문 청렴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답보2)상태에 있습니다. 2022년 국가청렴도 세계 20위권의 청렴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문의 관심과 노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근 지속가능경영, 윤리경영을 넘어 기업이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ESG 경영3)이 세계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 기업들은 ESG 경영을 선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생존의 문제로 보고 앞 다퉈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를 살펴보면 불법 리베이트, 회계부정, 주가조작, 가습기 살균제 피해, 공공기관의 부동산 투기의혹 등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부패이슈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를 넘어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위반 등 국제적 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투자사인 RBC 자산운용사 및 Funds Europe이 지난 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ESG 평가요소 중 ‘반부패’를 가장 큰 고려요소라고 응답했습니다. 대외경제연구원의 「부패방지의 국제적 논의와 무역비용 개선의 경제적 효과」연구('17년)에서도 우리나라의 부패방지 수준이 OECD 평균 수준으로 향상될 경우 실질 GDP가 약 23%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윤리준법경영은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요소가 됐습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와의 무역규모를 고려할 때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위반으로 기소되거나 막대한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기업의 자율적 실천을 바탕으로 부패위험 관리와 위법행위 예방 등에 유효하게 작동하고 ESG 경영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기업 환경에 맞는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과 윤리준법경영 인증 등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윤리준법경영은 기업의 생존과 미래, 나아가 국격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더욱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앞으로 연재를 통해 ‘윤리준법경영’의 해외 현황과 미 FCPA법 위반 사례, 국내기업의 대응 현황 등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 등이 윤리준법경영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우리나라 CPI 추이 : ’16년 52위(53점) ’17년 51위(54점) ’18년 45위(57점) ’19년 39위(59점) ’20년 33위(61점)
  • IHS Markit의 ‘글로벌 인사이트 국가위험지수’ 조사결과 ‘경영활동 관련 부패’는 2017~2020년 연속 59점 수준이며, EIU의 ’국가위험평가’ 조사결과, ‘공적자금 유용 및 계약 등 뇌물관행’ 2017~2020년 연속 55점 수준
  • 기업 경영에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적극 고려하여야 한다는 경영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