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과학적으로 다루는 기업부패,

도서 ‘언더그라운드 이코노미’

AI 기술은 대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류하는 데 상당한 효율성을 제공한다. 한 예로 정부의 각종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여 부패가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는 것처럼 딥러닝(deep-learning) 기술은 부패 범죄의 패턴을 학습하고 미리 탐지할 수 있다. 반면에 생성형 AI와 같은 최신 기술이 범죄에 활용되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효과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 ‘언더그라운드 이코노미: 부패의 메커니즘’은 부패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 사례와 이론을 들어 답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패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부패 활동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사법리스크 및 여러 부대 비용으로 기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되며 반대로, 부패한 기업이 희소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까다로운 규제장벽을 피할 수 있으므로 성과가 좋을 수 있다는 주장할 수도 있다. 저자는 실증분석 사례를 들어 부패 행위는 기업성과에 그 자체로 직접적으로 방해나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과학적이고 계량적인 접근을 통해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호에서 다룬 AI와 같은 기술 발전은 부패를 막는데 다양하게 활용될 수도 있는 반면 국가와 일부 거대기업이 그것을 오용하고 독점하여 부패상황을 악화시킬 위험성도 유념해야 함을 보여준다.

부패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부패를 반드시 근절해야겠다는 최고 지도자(CEO) 및 국민(구성원)의 각성, 부패를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관료들의 우수성 등 다양한 요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 뿐만 아니라 지하(언더그라운드)에서 다루어지는 부패를 공론화하고, 좀더 과학적(경제학적이고 통계기법을 활용한)인 방법으로 부패현상을 발견하고 탐지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도서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