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기술의 합법적 사용과 윤리의 경계,

미키 17

영화 ‘미키 17’은 복제 인간이라는 설정을 다루는 영화다.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기억 데이터까지 보존되어 프린트된다. 영화 속 설정에 의하면 이러한 인간 복제 기술은 각종 범죄 악용 우려와 생명 윤리에 위배되는 등 윤리적인 이유로 지구에서는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예외다. 복제인간은 ‘익스펜더블’로 불리며, 다른 행성 개척 시 인간의 희생을 최대한 줄이고 대원들이 맡기에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거나 실험체라는 명목으로 이용된다.

익스펜더블에 자원한 주인공 미키의 생명은 재생되기 때문에 점점 존중받지 못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그가 다양한 방식을 죽을 때마다 몸은 경제성과 효율성을 위해 용광로에서 재활용되고, 기억과 신체는 프린터처럼 다시 출력된다.

신기술에 대한 윤리원칙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불가피 하다는 명목으로 윤리는 보류된다. 예외조건이 덧붙여지면서, 익스펜터블의 생명은 비용 구조 안에서 계산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되었다.

사람들은 미키에게 묻는다.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처럼 보이지만, 미키의 죽음을 가볍게 만든다. 그의 죽음은 더 이상 비극으로 여겨지기 보다는 하나의 직무 과정이자, 반복 가능한 데이터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이 합법적이고, 효율적이며, 명확한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조직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모든 과정은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며 기술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작동한다. 그리고 그 효율성 속에서 윤리성은 점점 고려되지 않고 밀려난다.

이러한 내용은 오늘날 AI와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2024년에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5년까지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등에서는 AI 윤리와 관련된 논의에서는 기술이 고도화되고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사전적 윤리 기준과 거버넌스가 더욱 중요하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AI가 효율과 혁신을 가져온다고 해서, 인간의 판단 기준과 윤리적 통제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도입·개발되는 기술에 대해 우리는 적절한 윤리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가. 마련되어 있다면, 그 윤리 원칙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 윤리는 효율과 속도 앞에서 조정 가능한 조건인가, 아니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할 기준인가. 영화 ‘미키 17’은 이 질문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미지 출처 : IMDb)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