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기업윤리

집요한 진실 찾기

영화 ‘신문기자’

최근 일본 효고현 공무원이 소속된 현 지사를 비위행위로 내부고발한 일이 발생하였다. 지난 3월 정년퇴직을 2주 앞둔 60세 공무원은 지사를 고발하면서 공익신고 창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언론을 통해 고발하는 선택을 하였다. 그러나 지사의 비위행위를 조사하기까지는 두 달이 넘게 걸린 반면, 이 공무원은 빠르게 해임되고 정년퇴직이 취소가 되었다. 결국 공무원은 ‘죽음으로 항의한다. 끝까지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유서와 함께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공무원 노조, 정치계 등에서 지사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르지만 여전히 지사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내부고발자의 신변보호가 철저했다면 이 공무원이 목숨을 끊지 않을 수 있었을까?

영화 ‘신문기자’는 전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의 사학비리 스캔들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외무성 출신의 공무원 칸자키는 정부와 연계된 학원비리를 승인한 죄책감으로 목숨을 끊고, 후배인 스기하라와 신문기자 요시오카는 그 사실을 파헤치고자 여러 위험을 감수한다. 두 사람의 집요한 노력은 진실에 가까워지지만, 거대한 권력 앞에서 그들이 행한 비리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쉽지 않다.

아마존, 메타 등의 기업에서 일어난 내부고발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정보보안 또는 내부규정 위반을 사유로 민간영역에서도 내부고발자가 보호되기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공익을 보호’하는 신념에는 내부고발자 개인의 희생이 뒤따른다. 내부고발 사건으로 기업의 윤리성에 타격을 입는 것이 ESG차원(거버넌스 영역)에서의 기업 리스크라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기업의 자정능력이 떨어졌을 때 더 큰 기업의 리스크가 됨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청렴윤리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고발제도와 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회적 인식, 문화가 자리잡음으로써 사회적 안정망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참고

  • 조선일보(2024.07.24), “지자체장 비리 스캔들 넉달째, 내부고발자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https://ww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