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카루치(Ron A. Carucci)의 ‘정직한 조직(To Be Honest: Lead with the Power of Truth, Justice and Purpose)’은 제목 그대로 ‘정직한 조직’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직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15년간 3,200개 이상의 기업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직한 조직의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진실(Truth)’, ‘공정(Justice)’, ‘목적(Purpose)’을 제시한다. 구성원이 자신의 생각과 우려를 말할 수 있는 분위기(진실), 실패나 잘못을 처벌이 아닌 학습 기회로 전환하는 태도(공정), 각자의 일이 조직의 큰 목표와 연결돼 있다는 감각(목적)이 있을 때, 비로소 정직이 조직 전반에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청렴이란 것은 단지 제도나 규정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정직은 '근육'과 같아서, 반복적인 실천과 훈련을 통해서만 단단해질 수 있다. 따라서 윤리경영을 위한 제도뿐만 아니라 ‘정직이 작동하는 조직 구조와 문화’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정직한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 리더의 역할도 강조된다. 조직문화는 결국 리더의 태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리더가 말한 대로 행동하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공유하며, 구성원의 존엄을 우선시하고, 심리적 연결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일할 때, 정직은 조직의 역량이 될 수 있다.
한편, 책에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이와 같은 가치들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도 소개한다. 듀폰은 유해물질 사고를 은폐하려다 막대한 법적 책임과 평판 하락을 감수해야 했고, 웰스파고는 실적 압박이 결국 수천 개의 가짜 계좌 개설로 이어지는 조직적 비윤리를 초래했다. 반면, 파타고니아는 내부 문제를 숨기지 않고 솔직히 공개했으며, 개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오히려 소비자 신뢰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조직이 위기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신뢰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날 청렴윤리경영은 단순히 규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조직문화로 체화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 리더십, 시스템, 일하는 방식 전반에 걸쳐 정직이라는 가치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정직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청렴한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참고해볼 수 있다.